AI 기본법 시행됐는데, 내가 AI로 쓴 글도 표시해야 하나
AI 기본법 표시 의무 때문에 블로그나 유튜브에 “AI로 만들었음”을 반드시 밝혀야 하는지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법이 시행됐다는 소식만 돌고, 정작 내가 대상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글은 드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개인 창작자는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그러니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글은 무엇이 법적 의무이고 무엇이 선택인지를 갈라서 정리합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필자는 개발자이고 변호사가 아닙니다. 아래 내용은 공개된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사업 형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분쟁이 걸린 사안이라면 전문가 확인을 받으세요.
결론부터 — 개인 창작자에게는 표시 의무가 없습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 시행됐습니다.
핵심은 이 법이 의무를 지우는 대상이 누구냐입니다. 생성형 AI로 영상·이미지·음악·글을 만드는 유튜버와 개인 창작자는 AI 서비스를 제공받아 쓰는 ‘이용자’에 해당하며, 이 경우 AI 기본법상 별도의 의무는 없습니다. 워터마크를 포함한 AI 생성물 표시 의무도 개인 창작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더스쿠프).
챗GPT나 이미지 생성 AI를 써서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규제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AI를 도구로 쓰는 것과 AI를 서비스로 파는 것은 법적으로 다른 위치입니다.
’이용자’와 ’인공지능사업자’를 가르는 선
그렇다면 누가 대상일까요. 표시 의무는 생성형 AI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사업자’에게 부과됩니다.
| 위치 | 표시 의무 | |
|---|---|---|
| 챗GPT로 블로그 글을 씀 | 이용자 | ❌ |
| AI로 만든 영상을 유튜브에 올림 | 이용자 | ❌ |
| AI 글쓰기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함 | 인공지능사업자 | ✅ |
| 생성형 AI 기능을 넣은 웹툰 제작 서비스 운영 | 인공지능사업자 | ✅ |
선을 가르는 기준은 “AI 자체를 상품·서비스로 제공하는가”입니다. AI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거나 제공하지 않는 한 인공지능사업자로 보지 않습니다(법률사무소 번화).
주의할 것은 사업자 범위가 모델을 직접 만드는 회사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남이 만든 AI를 가져다 자기 제품·서비스에 얹어 제공하는 회사도 인공지능사업자에 포함됩니다(데이터로). AI API를 붙여 서비스를 만드는 1인 개발자라면 여기서부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의무는 투명성 확보, 안전성 확보, 고영향 AI 사업자의 특별 책무, AI 영향평가, 국내 대리인 지정 등입니다.
정리하면, AI로 무언가를 만들면 이용자, AI로 무언가를 만들어 주면 사업자입니다.
법이 면제해도 남는 책임 세 가지
여기서 멈추면 위험합니다. AI 기본법이 표시를 요구하지 않을 뿐, 다른 책임이 사라진 게 아닙니다.
첫째, 기존 법률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AI 생성물로 명예훼손, 허위정보 유포, 불법 광고, 선거법 위반이 발생하면 정보통신망법·공직선거법·표시광고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AI가 만들어서 몰랐다”는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오히려 AI 기본법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기존 법의 적용을 막아주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둘째, 플랫폼 정책은 법과 별개입니다. 유튜브는 자체 정책으로, 사실적으로 보이는 AI 콘텐츠나 실제처럼 보이게 유의미하게 변경한 콘텐츠는 업로드 시 AI 사용 여부를 공개하도록 요구합니다. 비현실적이거나 사소한 변경은 공개 대상이 아닙니다(YouTube 고객센터). 게다가 2026년 5월부터 유튜브는 창작자가 밝히지 않아도 AI 콘텐츠를 감지해 라벨을 붙이는 시스템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셋째, 검색·광고 정책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구글은 도구 자체를 문제 삼지 않지만, 검색 순위만 노린 대량 생산 콘텐츠는 스팸 정책 대상입니다. 유튜브 역시 제작 도구가 아니라 저품질·반복 콘텐츠에 제재 기준을 맞추고 있습니다(ZDNet Korea). 즉 “AI를 썼느냐”가 아니라 “결과물이 값어치를 하느냐”로 판정됩니다.
정리하면, 표시 의무가 없다는 것과 책임이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입니다.
계도기간이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
시행 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과태료 부과를 최소 1년 이상 유예하고, 처벌보다 현장 컨설팅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표시 의무 등을 위반하고 시정명령까지 따르지 않으면 최대 3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과태료는 위반 즉시가 아니라 시정명령 불이행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그래서 사업자라면 지금 할 일은 “안 걸리는 법”이 아니라 시정명령이 왔을 때 고칠 수 있게 구조를 파악해 두는 것입니다.
개인 창작자라면 이 항목은 애초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정리하면, 계도기간은 사업자에게 주어진 준비 기간이지 개인 창작자를 위한 유예가 아닙니다 — 개인은 처음부터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표시할 것인가 — 판단 기준
의무가 아닌데 굳이 밝힐 이유가 있을까요. 이건 법이 아니라 선택의 영역이므로, 상황에 따라 갈립니다.
밝히는 편이 유리한 경우
- 정보·리뷰·가이드처럼 독자가 사실을 믿고 행동하는 콘텐츠. 신뢰가 자산인 영역에서는 숨기다 들키는 비용이 훨씬 큽니다
- 광고 수익을 내는 사이트. 심사자가 사이트의 투명성을 보는 항목이 있습니다
- 유튜브처럼 플랫폼이 자동 감지 라벨을 붙이기 시작한 곳. 스스로 밝히지 않아도 붙게 되므로, 먼저 밝히는 편이 낫습니다
굳이 필요 없는 경우
- 명백한 창작물이나 예술 작업. AI 사용이 전제된 장르에서 매번 고지하는 것은 의미가 적습니다
- 맞춤법 교정이나 문장 다듬기 수준의 보조적 사용
경계는 “독자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판단이 달라졌겠는가”입니다. 달라진다면 밝히고, 달라지지 않는다면 굳이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정리하면, 표시 여부는 법적 의무가 아니라 독자와의 신뢰 문제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블로그가 표시하기로 한 이유
이 블로그는 주제 조사와 초안 작성에 AI를 활용합니다. 위 기준대로면 법적으로는 표시 의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모든 글 하단에 AI 활용 사실을 고지하고 있습니다. 이 글 아래에도 있으니 내려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곳의 글은 가격과 사양을 근거로 독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종류입니다. 위에서 말한 “알았다면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에 정확히 해당합니다.
둘째, 고지를 붙여두면 스스로에게 제약이 걸립니다. AI가 썼다고 밝힌 이상 사실 확인을 더 엄격하게 할 수밖에 없고, 확인되지 않은 수치는 아예 싣지 않게 됩니다. 고지가 품질 관리 장치로 작동하는 셈입니다.
셋째, 어차피 드러납니다. 플랫폼과 검색엔진이 감지 시스템을 돌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나중에 밝혀지는 것보다 처음부터 밝히는 쪽이 비용이 낮습니다.
의무가 아니어서 안 하는 것과, 의무가 아닌데도 하는 것은 독자에게 다르게 읽힙니다. 표시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 내리는 결정이라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 글이 그 확인에 쓰이길 바랍니다.
이 글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초안을 작성하고 사람이 검토·수정해 발행했습니다.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면 문의 페이지로 알려주세요. 본문에는 광고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